폐기가 예정된 도구
예레미야 50장 2절 예레미야

[폐기가 예정된 도구]
*잠깐묵상 | 예레미야 50장

“너희는 나라들 가운데에 전파하라 공포하라 깃발을 세우라 숨김이 없이 공포하여 이르라 바벨론이 함락되고 벨이 수치를 당하며 므로닥이 부스러지며 그 신상들은 수치를 당하며 우상들은 부스러진다 하라”(렘 50:2)

악을 징벌하는 도구는 모두 선할까요? 하나님은 유다의 죄악을 징벌하기 위해 바벨론을 ‘진노의 막대기’로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잔인함과 탐욕은 단 하나도 정당화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유다의 죄악을 다스린 후, 그 도구를 폐기 처분하시기로 결정하십니다. 예레미야 50–51장은 장장 110절에 걸쳐 바벨론의 몰락을 선포합니다.

“도끼가 어찌 찍는 자에게 스스로 자랑하겠으며 톱이 어찌 켜는 자에게 스스로 큰 체하겠느냐 이는 막대기가 자기를 드는 자를 움직이려 하며 몽둥이가 나무 아닌 사람을 들려 함과 같음이로다”(사 10:15) 문제는 힘을 가지면 착각에 빠진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명분 아래 불의한 욕망을 숨기고, 스스로 정당성을 꾸며냅니다. 그러나 성경은 단호히 말합니다. 악을 징벌하는 수단과 방법이 악하다면, 그 도구 역시 반드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도끼가 찍는 자에게 스스로를 자랑하고, 톱이 켜는 자에게 큰체하듯 착각 속에 빠져 있는 것이 혹시 내 모습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상대를 바로잡는다는 명분으로 무례한 정죄를 하고, 사랑의 권면이라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회 정의를 외친다는 이름으로 반대하는 이들을 저주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바벨론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요? 바벨론은 하나님의 손에 들린 도구였지만 결국 심판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막대기를 쥐고 어떤 방식으로 휘두르고 있는지 돌아봅니다. 과연 하나님의 긍휼과 정의, 사랑의 방식을 따르고 있을까요? 아니면 은밀한 분노와 정죄를 표출할 좋은 명분 뒤에 숨은 것일까요?

이 시대에도 하나님 손에 들린 막대기들이 있습니다. 그 막대기들이 잠시 권세를 쥐고 있는 듯 보입니다. 고대 근동의 수많은 나라들이 바벨론 앞에 머리를 조아렸던 것처럼, 오늘날에도 힘과 권력 앞에 수많은 조력자들이 모입니다. 그런 현상이 그 힘에 정당성을 부여합니다.

모든 막대기는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 앞에서 한낱 도구일 뿐입니다. 바벨론의 영광이 안개처럼 사라졌듯, 이 시대의 권력 또한 그분의 시간표 안에서 잠시 사용될 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눈앞의 권세가 아니라 역사를 주관하시는 단 한 분의 심판자입니다. 그분의 최종 판결만이 영원한 진실로 남을 것입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qo-hguNyaPM?si=x414mxV-MYsbo6RS

amen 작성 2025-08-21 17:55
수정 2025-08-21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