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애굽은 없습니다
예레미야 46장 8절 예레미야

[돌아갈 애굽은 없습니다]
*잠깐묵상 | 예레미야 46장

“애굽은 나일 강이 불어남 같고 강물이 출렁임 같도다 그가 이르되 내가 일어나 땅을 덮어 성읍들과 그 주민을 멸할 것이라”(렘 46:8)

유다 사람들이 가장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예레미야의 메시지는 이것이었습니다. “바벨론에게 항복하라. 그리고 절대 애굽으로는 가지 마라. 애굽은 안 된다.”

왜 바벨론은 되고, 애굽은 안 될까요? 바벨론이나 애굽이나 하나님의 백성을 위협하는 거대한 이방 세력이라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바벨론에 끌려가나 애굽의 속국이 되나, 그게 그거 아닌가요? 바벨론이 최악이라면 애굽은 차악이었습니다. 어차피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라면 역사적으로 한 번 경험해 본 애굽이 나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단호하게 선을 그으십니다. 애굽은 절대 안 된다고 하십니다. 애굽은 그저 열강의 한 강대국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에게 애굽이란 '구원받기 전 상태'를 말합니다. 애굽과 다시 손을 잡는다는 것은 단순한 외교적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구원을 무효로 만들고 구원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구원을 스스로 포기하겠다는 선언입니다.

애굽은 익숙한 지옥이었습니다. 이들은 지금 그 지옥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입니다. 채찍질의 고통과 노역의 신음은 잊고, 고기 가마 곁에서 배를 채웠던 순간의 포만감만을 떠올리는 것입니다. 이것은 영적인 퇴행입니다. 유다는 바벨론이라는 거대한 위협 앞에서, 과거 노예의 삶으로 퇴행하려 했습니다.

우리의 삶에도 수많은 바벨론이 쳐들어옵니다. 하나님은 종종 우리가 감당해야 할 바벨론을 허락하십니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지만, 하나님은 우리가 바벨론을 향해 항복하기를 바라실 때도 있습니다. 이때 우리의 옛사람이 속삭입니다. ‘익숙한 애굽’이 있다고. 예측 불가능한 바벨론보다는 이미 한 번 경험해 본 애굽이 낫지 않겠냐고 속삭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돌아갈 애굽을 허락하지 않으시는 것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를 구원 이전의 상태로 되돌려 보내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필사적인 보호하심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출애굽을 하고 홍해를 건넌 이상 우리에게는 돌아갈 애굽은 없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손에 쟁기를 잡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하지 아니하니라 ”(눅 9:62)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g69Mhfw0LKE?si=H-OPKWg-u7jaGaQO

amen 작성 2025-08-21 17:54
수정 2025-08-21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