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투자자 예레미야
예레미야 32장 8-9절 예레미야

[성공한 투자자 예레미야]
*잠깐묵상 | 예레미야 32장

“내가 이것이 여호와의 말씀인 줄 알았으므로 내 숙부의 아들 하나멜의 아나돗에 있는 밭을 사는데 은 십칠 세겔을 달아 주되”(렘 32:8-9)

예루살렘은 바벨론 군대에게 포위되었고, 나라는 망하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땅을 사는 행위는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광기에 가깝습니다.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이 뻔한 계약서에 서명을 한 셈이며, 상장 폐지가 공시된 회사의 주식을 영혼까지 끌어모아 사들인 격입니다.

만약 우리가 이 사건을 '투자'라는 관점으로만 본다면, 예레미야는 그저 남들이 모르는 내부 정보를 가진 투자자로 보일 수 있습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을 알려주셨고, 그는 역사적 저점에서 투자를 감행한 셈입니다.

“만군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사람이 이 땅에서 집과 밭과 포도원을 다시 사게 되리라 하셨다 하니라”(렘 32:15)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호재 정보 아닐까요? 그렇다면 훗날 예레미야가 느부갓네살의 호의를 고사하고 굳이 폐허가 된 예루살렘에 남으려 했던 것도, 혹시 아나돗 땅값 상승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짓궂게 질문을 던져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특정 관점에 갇혀 성경을 읽는 일의 위험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성경의 서사 속에는 분명 당대의 정치, 경제, 문화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따라서 성경이 우리의 현실적인 삶의 영역에 깊은 통찰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성경을 경제 참고서나 과학 교과서로 축소해 버리는 것은 노래 가사를 잘못 알아듣는 '몬더그린(mondegreen)' 현상과 같습니다. 하나님의 거대한 구원 이야기를 내가 관심 있는 투자 이야기, 성공 이야기로 왜곡해서 듣는 것입니다.

성경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관한 일관된 서사입니다. 성경을 읽는다는 것은 이 거대한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의 언어'를 익히는 과정입니다. 구원과 하나님 나라에 대한 하나님의 어투, 그분의 표현, 그분의 설명 방식을 배우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내가 듣고 싶은 대로 듣고 내가 이해하고 싶은 대로 오해하게 됩니다.

한편, 구원사의 관점에서 봤을 때 예레미야의 인생을 성공한 투자자의 이야기로 읽어도 무방하긴 합니다. 아나돗의 땅을 넘어 영원한 기업에 인생 전부를 걸었으니 말입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QG_WxYS4kP8?si=gdcafEc8z9dq1Jvf

ddujju 작성 2025-08-18 17:08
수정 2025-08-18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