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17장 9절 예레미야
[혼돈을 정돈하시다]
*잠깐묵상 | 예레미야 17장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렘 17:9)
누가 능히 이를 알까요? 자기 자신도 모르고 삽니다. 내 속에 어떤 것이 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 때가 있습니다. 마치 자신의 체취를 맡기 어려운 것처럼, 인간은 자기 내면으로부터 어떤 냄새가 나는지 스스로 알기가 무척이나 어렵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 중 가장 거짓되고 지저분하지만, 교양과 사회적 지위와 학습된 인격으로 잘 포장하면 나름 괜찮아 보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내면 상태의 심각함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희도 아직까지 깨달음이 없느냐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은 배로 들어가서 뒤로 내버려지는 줄 알지 못하느냐 입에서 나오는 것들은 마음에서 나오나니 이것이야말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과 살인과 간음과 음란과 도둑질과 거짓 증언과 비방이니 이런 것들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요”(마 15:16-20)
성경을 읽는 큰 유익 중 하나는 나의 내면에 어떤 것이 있는지 인식하며, 내 실체를 직면하게 되는 일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읽는 동안 좌우에 날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한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며,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파헤치는 것을 경험합니다(히 4:12).
내가 얼마나 악하고 추한 존재인지를 직면하는 일은 상당히 괴롭고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 베풀어진 은혜와 사랑의 깊이를 헤아려 볼 때 밀려오는 감격은 나로 하여금 다른 인생을 살게 합니다. 뭐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지 않을 수 있고, 뭐 좀 있어 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서 자유롭습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를 잘 아시면서도 나를 용납하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더 이상 인정 욕구와 사랑 결핍에 시달리지 않아도 됩니다.
가장 거룩하신 분이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내 마음을 당신의 거처로 삼겠다고 하신 결정, 이것은 예수님이 말구유에서 태어나신 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추악한 내 안에 거하신다는 것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신비로운 일입니다.
내가 얼마나 더러운 존재인지 알기에 죄책이나 자책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 같은 죄인이 용납받았다는 감격이 훨씬 큽니다. 이 은혜는 다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지저분한 내 마음에 하나님이 오시면 청소를 시작하십니다. 쓰레기장 같은 내 마음의 방을 하나님이 정리해 주십니다. 인생에 질서가 생깁니다. 그렇게 삶이 정돈될 때, 비로소 우리는 쉼이라는 것을 누립니다.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8SxOuMZxHrM?si=Re-AueEP32MtRB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