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6장 10절 예레미야
[노이즈 캔슬링]
*잠깐묵상 | 예레미야 6장
“내가 누구에게 말하며 누구에게 경책하여 듣게 할꼬 보라 그 귀가 할례를 받지 못하였으므로 듣지 못하는도다 보라 여호와의 말씀을 그들이 자신들에게 욕으로 여기고 이를 즐겨 하지 아니하니”(렘 6:10)
귀를 틀어막는다고 소리가 안 들릴까요? 귀를 막아도 소리는 작게나마 들립니다. 소리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일은 꽤 어려운 기술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소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다른 소리를 더 크게 내는 것입니다. 듣고 싶지 않은 소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를 덮을 만큼 더 큰 소리로 공간을 채우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헤드폰이나 이어폰에 적용된 노이즈 캔슬링의 원리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켜면 반대 위상의 주파수가 흘러나와 주변 소음을 상쇄시킵니다. 쉽게 말해,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으로 소음을 지우는 방식입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게 하기 위해 사탄이 쓰는 전략이기도 합니다.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를 보면, 고참 악마 스크루테이프가 이렇게 말합니다. “음악과 고요가 천국에 속해 있다면, 소음은 지옥에 속한 것이다. … 우리는 결국 온 우주를 소음으로 채우고 말 것이다.” 사탄은 인간의 내면에 쉼 없이 노이즈를 주입합니다. 의미 없는 정보와 지식, 끊임없는 유흥거리, 멈출 줄 모르는 잡념, 알고리즘을 타고 끝도 없이 제공되는 콘텐츠들까지 노이즈의 주파수 대역은 정말 다양합니다. 이 소리를 계속 듣다 보면 하나님의 음성이 나도 모르게 나의 내면에서 지워지고 맙니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결국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보라 여호와의 말씀을 그들이 자신들에게 욕으로 여기고”
나중에는 하나님의 말씀이 욕처럼 들립니다. 더 이상 외부 방해가 없어도 이제는 우리의 귀가 하나님의 말씀에 자동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킵니다.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시는 하나님의 말씀이 싫은 것입니다. 듣고 있으면 자꾸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양심이 찔리니까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방어 기제를 발동시킵니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이 내는 소리에 귀가 익숙해지면 하나님의 말씀에 귀가 먹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소음과 잡음처럼 듣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탐욕이 제공하는 완벽한 노이즈 캔슬링 서비스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더 이상 말씀이 즐겁지 않다면 한 번 진지하게 점검해 봐야 합니다.
"나로 하여금 주의 계명들의 길로 행하게 하소서 내가 이를 즐거워함이니이다 내 마음을 주의 증거들에게 향하게 하시고 탐욕으로 향하지 말게 하소서"(시 119:35-36)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FeDeREa6X0A?si=RA6NfuNTztE8AyV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