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44장 13절 이사야
[휴머노이드 신(humanoid god)]
*잠깐묵상 | 이사야 44장
"목공은 줄을 늘여 재고 붓으로 긋고 대패로 밀고 곡선자로 그어 사람의 아름다움을 따라 사람의 모양을 만들어 집에 두게 하며"(사 44:13)
그들은 사람의 아름다움을 따라 사람의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만든 신상은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신상은 단순한 조각상이 아닙니다. 아무렇게나 만들지 않았습니다. 신상은 어느 시대나 당대 최신 기술의 집약체였습니다. 사람들은 최고의 기술력으로 자신을 쏙 빼닮은 신을 만든 것입니다.
'휴머노이드'가 현대 과학만의 시도일까요? 인류는 오랜 세월 동안 자신을 닮은 무언가를 만들어내려 애썼습니다. 인간을 닮은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갈망은 이사야 시대나 지금이나 본질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존재를 만드는 데 몰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5년 초, GPT-4.5가 튜링 테스트에서 아주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AI가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이 시대 최고의 기술력으로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인간의 내면에는 깊은 갈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신에 대한 갈증 말입니다. 과거에 사람들은 신을 만드는 것으로 그 갈증을 해소하려 했다면, 오늘날에는 무언가를 신격화하는 것으로 해갈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한 갈증은 도대체 어디로부터 비롯된 것일까요?
C.S. 루이스는 <순전한 기독교>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경험으로도 만족시킬 수 없는 갈망이 내 안에 있다면, 그것은 내가 다른 세상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해 주는 증거일 것이다." 쉬운 비유를 들자면, 인간이 갈증을 느끼는 이유는 물이 있다는 증거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닮은 신을 만들고자 하는 갈망은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인간을 창조한 흔적입니다.
기술이 진보할수록 사람들은 더욱 정교한 신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또는 기술이나 자본 등을 신처럼 여기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갈망은 신에 대한 인간의 짙은 그리움 아닐까요? 신이 아닌 것을 알지만, 신을 만들어서라도, 거기에라도 무릎을 꿇고, 그것이 우리의 구원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종의 그리움일 수 있습니다. 참 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채, 그리움만 남아 있는 상태 말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 "내가 목마르다"라고 하셨습니다. 어쩌면 인간의 궁극적인 갈증, 인간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진 상태에서 느낄 수밖에 없는 타는 목마름에 대해 우리에게 말씀하고자 하신 것이 아니었을가요?
(잠깐묵상 오디오듣기⬇)
https://youtu.be/293HNYd4MCo?si=w-wyQfjMZpjIxxxp